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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내기’로 구제역을 이기자…권영세 안동시장 특별기고

2010년 12월 11일 [경북제일신문]

 

ⓒ 경북제일신문

갑자기 들이닥친 구제역으로 안동을 비롯한 경북 북부지역 경제의 한 구석이 무너져 가고 있다. 이 때문에 송구영신의 들뜬 도시 분위기도 찾아볼 수 없다. 텅빈 축사와 죽음을 눈 앞에 두고도 천진스레 꼬리와 머리를 흔드는 소를 보면서 착잡한 마음을 가늠할 길이 없다. 방역현장을 쫒아다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귀가하지만, 잠이 올리 없다.

연평도 사건 등으로 뒤숭숭한 사회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전에 닥친 구제역 파동을 잠재울 비책은 없는가. 구제역이 발생한지 여러 날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남서풍에서 북동풍으로 확산되는 감염 경로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 나뿐 아니라 공무원도 농장주도 시민들도 밤낮 계속되는 구제역 방제로 지쳐만 가고 있다. 작업현장의 능률이 점점 떨어져 감에 안타까움만 더해 간다. 밤을 지새가면서도 묘책 찾기에 골몰하지만, 뚜렷한 대안을 떠올릴 수 없다.

번민 속에서 문뜩 풍요로왔던 농촌 풍경이 떠오른다. 그 옛날 가진 것은 없어도 마음만은 풍요로왔던 시절의 품앗이, 돈내기, 부역 등이다. 70년대 새마을운동에서부터 통일벼로 굶주림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증산운동에 이르기까지 허기진 배를 졸라매면서도 참여의식을 고취시켰던 것은 바로 부역과 돈내기였다. 부역에서 비롯된 돈내기는 일한 만큼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조직의 분위기를 되살려 축산농가의 아픔을 빨리 치유해 보자는 마음이 앞선다.

조직도 지쳐가고 있다. 우리는 시민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가. 우리의 노력이 시민들은 물론, 국민 전체를 살린다. 지친 몸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 농가고, 단체고, 모두가 일어나야 한다. 성과 다음에는 휴식이 따를 것이다. 단, 부여받은 업무의 완성이 전제돼야 한다. 실의에 젖어 있는 축산농가는 우리에게만 의지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아니된다.

구제역과의 전쟁은 마음과 마음을 통해 환란상휼의 정신으로 치러야 한다. 그 성과는 바로 개인으로 돌아가고, 지역에 다시 자리잡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일한 만큼 보상한다는 논리는 성과가 높은 그룹에 많은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발상과도 같다. 목표를 달성한 그룹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돈내기와 비슷하다. 그리고 보상은 물질적 보상인 급여도 중요하지만, 인정과 칭찬 등 정신적 보상이 중요하다. 다양해진 조직 구성원의 욕구을 감안할 때, 장기 레이스로 접어든 구제역과의 전쟁을 이겨내는 데는 휴식이 가장 큰 인센티브로 작용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구제역과의 전쟁에 있어서 히트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와 ‘일한 만큼 어떻게 처우해 줄 것인가’란 두 가지 과제가 핵심이다. 우리 속담에 ‘돈내기를 주면 다리 부러질까 무섭고, 날일로 주면 삽에 뿌리 내릴까 겁난다’는 말이 있다. 돈내기는 일제시대의 잔재라 할지라도 아직 우리 농촌에서는 그 향수를 잊지 못하고 있다.

마음도 체력도 바닥난 상태다. 돈내기는 구시대적 발상이라 할지라도 그 향수는 진하다. 이는 우리 선조들이 지녀온 신명을 자극하는 불쏘시개와 같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꺼져가는 불을 살리기 위해 불쏘시개로 아궁이를 들쑤시면 다시 활활 타오르듯 우리 조직 내에 새로운 신명을 자극하고, 동기 부여를 통해 여러 사람의 작은 힘을 모아 나갈 때다. 모두가 구제역으로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있지만, 옛 향수를 되살리며 새 문화를 창조해 나가자. 모든 시민들의 마음도 함께 모아 나갈 때다.

기고자 : 권영세 안동시장

경북제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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